영호남 화합 상징 ‘화개장터’

강동현 (취재부장)

2015-03-15     강동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말 하동사람 윗마을 구롓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가수 조영남이 부른 국민가요 ‘화개장터’ 가사의 일부다.

▶김동리 단편소설 ‘역마(驛馬, 1948)’의 배경이기도 한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접경에 자리잡아 남해안의 수산물과 소금, 비옥한 호남평야의 곡물, 지리산의 산채와 목기류 등 전라도와 경상도의 물산이 만나 흥정이 이뤄지던 중요한 장터였다. 하동포구의 발달된 수로를 통해 전국으로 유통돼 조선중엽부터 해방 전까지 번성기를 맞아 전국의 손꼽히는 시장되었다.

▶이런 화개장터가 지난해 11월 말 큰 불로 총 80개 점포 중 41개 점포가 불에 타 수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데 이어 불과 3개월 보름 만인 지난 11일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야외장옥 맞은편 건물 1동이 또 화재 피해를 입었다. 장터의 조속한 복원을 바라며 온정을 보냈던 향우들과 국민들은 아쉬운 탄식과 함께 시설물 관리 소홀, 안전불감증 등에 대한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하동군은 내달 3일 벚꽃축제에 맞춰 화개장터 재개장 준비에 분주한 손길을 움직이고 있다. 잇단 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입주상인들이 또 다시 좌절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점검과 안전의식 고취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동현·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