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달걀 (고영 시인)

2015-03-22     경남일보
달걀 (고영 시인)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창을 닫았다.

 
어둠을 뒤집어 쓴 채 생애라는
 
낯선 말을 되새김질하며 살았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집은 조금씩 좁아졌다.
 
강해지기 위해 뭉쳐져야 했다.

물속에 가라앉은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까지

있는 힘껏 외로움을 참아야 했다.

간혹 누군가 창을 두드릴 때마다 등이 가려웠지만.

房門을 연다고 다 訪問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위로가 되지 못하는 머리가 아팠다.

똑바로 누워 다리를 뻗었다.

사방이 열려 있었으나 나갈 마음은 없었다.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나는 아직 더 잠겨 있어야 했다.


 


날개를 접고 나를 가둔다, 어둠을 꼬아서 저 태양을 다시 건져 올릴 때가지도
번민은 위로의 껍질을 깨지 못한다, 춘분은 봄을 더 데웠다지만 꽃이 다 핀 것은 아니다.
앙금의 시간을 뒤집어쓴 이불 속 자학의 형극, 쭉지가 가렵지만 환경과 선택은 나의 몫만은 아니다. 졸탁이다. (주강홍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