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검증

양철우 기자

2015-04-08     양철우
박일호 밀양시장의 시정 행보가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박 시장의 손길 발길이 닿지 않을 곳이 없을 정도로 전방위적이다. 박 시장의 생각을 그대로 녹여서 아예 밀양시를 ‘박일호 화’할 태세다. 진행속도도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견제’가 사라졌다. ‘YES’에다 ‘일단 한번 지켜보자’는 정서만 팽배하다. 왜일까. 우선 박 시장의 능력을 믿고, 또 열정과 의지, 자기만의 논리로 밀어붙이니 견제가 아직까지 독이 될 수 있다는 시선들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실상 언론은 직무유기를, 밀양시의회는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 박 시장의 거침없는 행보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오는 5월께 개최되는 ‘국제멀티미디어쇼 콘테스트(이하 멀티미디어쇼)’다. 멀티미디어쇼는 아리랑대축제 기간에 열리는데, 이 쇼가 아리랑대축제의 간판이 됐다. 이 쇼를 위해 박 시장은 기본 6억원에다 부대시설 5억원 등 자그마치 11억원을 쏟아부었다. 밀양시 단일 행사로는 최대 예산이다. 공무원 머리로만 부족한지 문화특보라는 자리를 만들어 외부인사까지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파열음도 생겼다. 아리랑대축제를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는 공감대에 박 시장이 일방통행으로 진행했다. 예찰이나 진단, 여론수렴 등의 중간절차를 생략했다. 오직 박 시장의 의지로만 밀어붙인 결과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시민의 날 행사에 이 멀티미디어쇼의 맛보기용이 진행됐다. 반응은 밋밋했다. 겉은 맛보기용이지만, 속내는 포석용이다 보니 밋밋한 반응은 박 시장에게 별 의미가 없었다. 흘러온 과정들은 차치하고 멀티미디어쇼의 성패는 흥행성과 가능성이다.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박 시장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언론이나 밀양시의회가 멀티미디어쇼에 현미경 검증이 필요한 때이다. 밀양과 박 시장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