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가는 경남 (4)양산 원동 낙동강종주길

매화향에 빠져서 물 위를 달리는 상상에 홀딱

2015-03-16     오태인/곽동민기자


◇물 위를 달리는 듯 환상적인 자전거 도로

길가에는 팝콘이 터진듯한 매화가 한가득 피어 반가이 자전거 여행객을 맞아준다. 낙동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 중간 중간에는 마치 물위를 달리는 듯 착각이 일어나는 환상적인 나무 데크길이 나타난다.

자전거 여행객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길이 있을까. 양산시 원동 매화마을을 찾아 떠난 자전거 여행은 어느새 낙동강종주길 그 자체가 주는 매력을 발견하는 여행으로 바뀌고 말았다.

3월 둘째주. 봄의 전령사 매화가 수줍은 얼굴을 드러냈다는 소식을 듣고 양산으로 향했다.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 일찍 자전거 여행을 마치는 편이 좋다는 생각에 동 틀 무렵 집을 나섰다.

자전거 안장에 오르기 전 ‘자전거 도로로만 달리니 지겨울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 곳곳에 마련된 자전거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만나며 씻은 듯이 사라졌다.



◇낙동강을 마주보며 봄기운과 함께 달리는 길

이번 자전거 여행은 양산시 황산문화체육공원에서 시작해 약 20km지점인 밀양 삼랑진 생태 문화공원을 중간지점으로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다.

물금읍에 위치한 황산문화체육공원은 아직 조성 단계로 다소 황량한 느낌이지만 넓은 주차공간과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출발지로 그만이다.

부산 을숙도에서 경북 안동까지 이어지는 낙동강자전거 종주길의 일부로 평일인 금요일임에도 불구,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이 무척 많다.

양산 원동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고 황산문화체육공원을 빠져나오면 첫 번째 나무 데크길이 나온다. 덜컹 소리는 내며 데크길을 굴러가는 자전거 바퀴 소리가 어릴적 탔던 기차소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간간히 옆을 지나는 철도의 기차들이 내는 진짜 기차길 소리와 함께 어우려져 환상적인 앙상블을 만들어 낸다. 강물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이 길은 눈을 물론 귀도 함께 즐거운 이번 자전거 여행의 백미다.



 


◇원동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열차와 매화

첫 번째 나무 데크길을 지나면 공중전화 부스를 닮은 양산물문화관 인증센터가 나온다. 4대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국토종주를 하는 여행객들이 인증도장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인증센터를 지나 원동 매화마을로 가는 길. 왼쪽에는 조용히 흘러가는 낙동강이, 오른쪽에는 자전거 여행의 운치를 더하는 열차 선로가 있다.

이따금 ‘슈욱~’ 소리를 내며 빠르게 지나는 KTX와 ITX를 바라보며 기적소리를 울리며 천천히 달리는 옛 열차 였다면 더 정감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원동역에 이르기 전 열차와 매화, 낙동강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순매원이 가까워 오자 매화나무가 하나 둘 모습을 나타낸다.

자전거 여행의 또다른 묘미인 사진 촬영으로 빼 놓을 수 없는 장소. 하지만 이곳의 자전거 도로는 다소 좁기 때문에 양 쪽으로 다른 자전거 여행객이 없는 지 잘 살핀 후 촬영하는 라이딩 매너가 필요하다.



◇원동을 지나 반환지점인 삼랑진 생태문화공원

어느덧 양산을 지나 밀양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밀양으로 들어와 이 길을 따라 창원을 지나고 함안, 창녕을 지나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의 마지막인 안동댐까지 내달리고 싶었지만 이후 코스는 다음을 기약하며 밀양 삼랑진 생태문화공원에서 자전거를 돌렸다. 눈과 귀가 즐거웠지만 아쉬움 또한 가득 담은 그런 라이딩이었다.



오태인/곽동민기자 taein@gnnews.co.kr/dmkwak@gnnews.co.kr

 


<코스소개>

전체길이 : 41.2km

소요시간 : 2시간 43분(휴식시간 포함)

상승고도 : 22m

도로상태 : 자전거전용 포장도로

시작지점 : 황산문화체육공원

중간지점 : 삼랑진 생태문화공원

도착지점 : 황산문화체육공원

주차시설 : 황산문화체육공원 공용주차장

황산문화체육공원-양산물문화관인증센터-순매원-작원관지(밀양)-삼랑진생태문화공원(밀양)

 
<코스팁>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 구간으로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거의 없다. 초보자나 어린아이들도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코스다.

다만 나무 데크길의 경우 양 옆의 펜스가 다소 각이 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몇몇 곳의 경우 도로 폭이 좁은데다 마주오는 자전거 여행객의 모습을 확인 하기 어려운 곡선 구간이 있어 속도를 줄이고 볼록거울을 확인하며 천천히 지나기를 권한다.

자전거도로 상에 편의시설과 쉼터는 매우 잘 정비돼 있지만 간식거리를 구할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