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 첫 장을 열며

2015-04-13     허훈
[말숲산책] 첫 장을 열며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지켜야 할 기준을 ‘어문 규범(語文規範)’이라 한다. 일관된 기준이 없으면 사람마다 말과 글이 다르게 되어 의사소통을 하는데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어문 규범’을 정해 쓰도록 했다. 여기에는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등이 있다. 그런데 요즘 말글살이가 어지럽다. 특히 인터넷 혁명이 불면서 말글 파괴가 도를 넘어섰다. 통신언어는 세대 간 의사 단절을 가져올 정도로 난해하다. 맞춤법은 아예 무시한 채 그들만의 대화를 주고받는 세태에 혀를 내두르고 만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한글은 세계 최고의 객관적 문자”라고 예찬했다. 또한 해외 네티즌은 한글은 가장 과학적인 시스템을 가진 문자라며 부러워하고 있다. 이처럼 최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문자라고 극찬 받는 한글을 주인인 우리가 홀대하고 천시해서는 안 된다. 비틀어지고 일그러진 우리 말글을 바로잡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리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국제화를 부르짖는대서야 될 말인가. ‘말글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심정으로 ‘말숲산책’의 첫 장을 연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