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5-04-14     경남일보
인간은 언어적 본능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사람을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라고 일컫는다. 세계적 인문학자 스티븐 핀컨은 사람의 언어본능은 후천적인 것이 아니라 원초적 본능이라고 했다. 몸으로 교감하는 호모섹스쿠스(Homo sexcus)와 함께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이라는 인식이다.

▶언어적 본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 휴대폰이다. 덩달아 발달한 것이 말을 축약한 모바일 문자이다. 언어를 통한 소통은 음성통화에서 문자메시지로, 다시 SNS메신저로 진화하고 있다. 머지않아 서로 휴대전화로 연결만 되면 말을 하지 않아도 뇌파로 상대의 의사를 알 수 있는 시절이 올지도 모른다.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Yo는 그러한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대세이다. 움직이면서도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소통하며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첨단이 오히려 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비밀이 비밀이 아닌 시대가 돼 편리하게 이용한 것이 부메랑이 돼 족쇄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최근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성완종 스캔들의 주인공은 음성전화와 문자메시지만 가능한 피처폰만을 고수했다고 한다. 비밀과 보안유지가 목적이었을 같기도 하다. 그런데 성완종이 썼던 두 대의 휴대폰이 판도라상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언어적 본능이 화를 부르고 있는 세상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