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이 동양을 찾는 이유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5-04-22     경남일보
서양사상 흐름 큰 근저는 이원론이다. 마음과 물질, 육체와 영혼, 인간과 자연의 대립관계는 그러한 흐름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특정한 목적으로의 운동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서양 과학사상 체계화의 근거가 됐지만 중세 신 중심의 사상적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서양사상은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중세사상이 근간이다. 영혼과 정신보다 물질은 저급한 것이라는 신념체계가 그것이다. 그래서 영혼과 정신을 다루는 서양의 지적 전통은 기독교와 함께 2000년 이상 서구 철학의 근저를 이루게 된다.

▶서양과학은 물질은 죽은 것이고, 인간과는 완전히 분리된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 중심에 데카르트가 있다.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자신을 육체 속에 내재하는 고립된 자아로 인식한 선언이다. 이러한 사상은 내부는 외부와 분리되는 것이고, 다시 내부는 의식 세계와 무의식 세계 속에서 갈등과 분열을 계속하게 된다.

▶인간의 내적 분열은 외부세계를 자신과 분리되고 격리된 것으로 보는 관점을 정착시키고, 그 외연이 자연이다. 자연이 부당하게 분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무질서가 야기되고, 오염된 환경 속에서 생명은 병들어 간다. 데카르트의 분할과 뉴턴의 기계론적 세계관이 기술발전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인류문명에는 치명적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동양은 인간과 자연의 양립과 공존이다. 서양이 동양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