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옆에 화장장, 대책 없나

원경복기자

2015-04-23     원경복
최근 함양군의 화두는 공설 화장장 건립문제다. 군에서는 지곡면 마산리에 위치한 사설 공원묘원인 하늘공원 내에 화장장을 설치할 계획으로 이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하늘공원 측으로부터 예정부지를 기부채납 형식으로 받아 이를 등기까지 완료한 상황으로 4월 내 국비 신청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는 예정지 인근 주민들이 군청 항의방문을 하고 군수 면담 등을 통해 설치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7일 주민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임창호 군수가 ‘올해는 국비 신청을 않겠다’라고 말해 당분간 화장장 건립은 물 건너 간 형국이지만, 건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언제 또다시 화장장 건립문제가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평생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촌부들의 생활터전이 공원묘지에 이어 화장장까지 설치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이를 막아서지 않을까. 함양군 전체의 화장장 필요성에 대해서도 짚어 보자. 함양군 인근의 지자체는 화장장이 전무한 실정이다. 지역민들이 한 시간 거리의 진주에서 화장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금액이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화장에 대한 군민의 욕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군민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지자체의 할 일로 함양군에서도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일부에서는 함양을 비롯해 거창과 산청 등 인근 지자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광역 화장장’ 설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리고 제2, 3의 부지를 물색해 주민 민원을 최소화하며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반대가 없는 지역을 물색해 추진하는 것이다.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에 눌려 당분간 화장장 건립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다시 이 문제는 지역의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