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다’, ‘벽에도 귀가 있다’

이수기 (논설고문)

2015-04-30     경남일보
이완구 국무총리의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표가 수리되자 새로운 총리 후보자가 누가 될 것인지와 검찰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현 정부 들어 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한 데서 보듯 혹독한 여론검증과 인사청문회 절차가 버티고 있다. ‘권한 없는 넘버2’의 한계를 벗어나 도덕적 권위와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책임총리의 위상과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인 조선의 영의정은 정1품에 해당하는 대광보국숭록대부(大匡輔國崇祿大夫)인 최고의 중앙관직으로 만조백관의 우두머리다. 오늘날의 국무총리에 비견된다.

▶‘성완종 리스트’를 두고 ‘앙심일까, 양심일까’ 말들이 많다. ‘양심’에서 점 하나를 지우면 ‘앙심’이 되고, 점 하나 찍으면 ‘양심’이 된다. 죽음을 걸고 한 언론인터뷰와 메모에 남긴 외침을 ‘앙심 리스트’가 아닌 ‘양심 리스트’란 생각도 해 볼 수 있으나 진실은 오직 신(神)만이 알 수 있다.

▶뇌물과 관련, 중국 양진이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는 고사가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알고 있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하고 뇌물을 갖고 온 현령을 꾸짖었다. 세상에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동양에서는 ‘비밀은 없다’는 교훈과 서양의 ‘벽에도 귀가 있다’라는 경구가 있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