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이후 여야 온도차 ‘뚜렷’

2015-05-04     김응삼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안 합의와 4·29 재보선 결과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개혁안 합의 과정에서 앞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게 돼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간 논쟁이 재현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선 전패 후폭풍에 직면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새누리, 당청 불협화음 수면 아래로

공무원연금 수령액 인하와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을 주고받기한 여야 간 협상 결과를 놓고 외견상으로 불거졌던 새누리당과 청와대 간 불협화음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지난 2일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해 절감한 재원을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에 쓰자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데 대해 ‘월권’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했지만, 주말을 지나면서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4일 순방 귀국 일주일 만에 처음 나온 공식석상에서 이 같은 합의에 대해 “매우 아쉽다”고 평가하긴 했지만, 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는 성격의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쉽다”, “매끄럽지 못했다” 등의 표현으로 유감을 표했을 뿐 정면 비판은 자제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물리적 시간의 부족을 이유로 들며 해명하고 최고위원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면서 불만을 잠재운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연, 선거 패배로 계파간 충돌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표 거취논란을 봉합하며 급한 불을 끄는가 했지만, 비주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문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가 하면 사퇴 요구 불길도 좀처럼 잡히지 않다. 재보선 패배 후 처음으로 열린 공개 지도부 회의인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선거 패인과 수습책을 둘러싼 계파간 온도차가 여과없이 노출되며 충돌 양상이 빚어졌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고강도 쇄신의지를 드러내자마자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건지 국민 앞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면서 “우리 모두 물러나지 않겠다면 최소한 패권정치 청산 약속 등 구체적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문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주 최고위원은 재보선 패배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다른 지도부 인사들과 의원들의 만류로 일단 거취결정을 유보한 상태이다.

주 최고위원의 ‘작심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문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