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금실 좋은 부부

2015-05-11     허훈 시민기자
◈말숲산책-금실 좋은 부부

‘금실지락(琴瑟之樂)’이란 말이 있다. 이성지락(二姓之樂)이라고도 하는데, ‘부부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혼인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금실 좋은 부부’로 살려고 무던히 애쓴다. 또 주위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 ‘금실이 좋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결혼한 사람들이 듣고 싶은 하는 칭찬 중의 하나다. 성격 차이로 부부 갈라섬이 흔한 세태일수록 ‘금실’이란 단어는 더욱 빛나 보인다. ‘금실’을 지키고 가꾸기가 힘드니까.

그런데 ‘부부 사이가 좋다’는 표현으로 ‘금슬이 좋다’는 말도 한다. ‘금슬(琴瑟)’은 두 가지 뜻을 내포한다. 첫째는 거문고와 비파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둘째는 ‘금실’의 원말이다. ‘원말’이란 변하기 전의 본디의 말(원래의 어형)이다. 오늘날 쓰지 아니하는 옛날의 말(옛말)이 아니다. 따라서 ‘원말’도 표준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금슬(琴瑟)’은 ‘금실(琴瑟∇)’의 원말로,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다. 즉 ‘부부간의 사랑’을 뜻하는 말로 ‘금실’, ‘금실지락’, ‘금슬’을 모두 쓸 수 있다.

거문고와 비파를 이르는 말일 때에는 ‘금슬’로 써야 한다. 또한 ‘금슬’은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어울리는 모양처럼 잘 어울리는 부부 사이의 두터운 정과 사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금슬’은 ‘부부간의 사랑’을 의미하는 ‘금실’의 원말로 동의 관계에 있다. 금실(변한 말)이 금슬(원말)에 비하여 사용 빈도가 높아 ‘금실’로 많이 쓰고 있다. ‘그들은 금실(=금슬) 좋은 부부로 소문나 있다.’ ‘한국의 전통 사회에서 원앙과 기러기는 남녀 간 금실(=금슬)의 상징이었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