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을 살려야 하는 절박함’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5-05-19     경남일보
꿀벌은 최소 3000만년 이상 지구상에서 명맥을 이어 왔고, 인류가 야생꿀을 채취해 먹었다는 기록은 기원전 1300년 전 암각화에 남아 있을 정도다. 인간생활과 자연에 대한 공로를 따져 볼 때 꿀벌에 대한 우리의 이해 정도는 낮은 편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전 세계적으로 꿀벌의 수분 가치가 최소 330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꿀벌이 수분을 돕는 현화식물은 17만종, 지구촌 현화식물 80%가 곤충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뤄진다. 이 중 85%가 꿀벌의 도움을 받는다. 과일나무는 90%대다. 꿀벌의 방문이 없는 과일과 꽃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인공수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벌이 없어 사람이 벌 대신 인공수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해프닝’에 나온 문구 가운데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 사라지면, 인간은 4년 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꿀벌이 사라지면 농산물의 양과 종류가 그만큼 줄어들고 인류가 식량부족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전 세계 꿀벌 개체수가 급감하는 ‘꿀벌군집붕괴증후군’이 만연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 꿀벌 5마리 가운데 2마리 이상이 폐사하고, 전년에 비해 42.1% 감소해 꿀벌의 꽃가루받이를 받아 살아가는 농작물 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어 백악관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것은 꿀벌 살리기에 대한 그 절박함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