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당최, 밖에+부정어'

2015-06-01     허훈
◈말숲산책-'당최, 밖에+부정어'


우리말에는 부정어를 동반하는 게 있다. ‘당최’도 그 중 하나다. ‘도무지’, ‘영’의 뜻을 나타내는 ‘당최’는 부정의 뜻이 있는 말과 함께 쓰여 문장을 이룬다. ‘무슨 말인지 당최 모르겠다.’, ‘어찌 된 일인지 당최 알 수가 없어.’에서 ‘모르겠다’, ‘알 수가 없어’ 등처럼 부정어가 뒤따른다. ‘무슨 말인지 당최 알겠다.’느니 ‘어찌 된 일인지 당최 알 수가 있어.’라 표현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또 ‘당최’는 틀리기 쉬운 말로, ‘당쵀, 당췌’로 잘못 쓰기도 한다. ‘당최’는 ‘당초’와 ‘에’가 결합한 말이다.

‘당최’처럼 부정의 뜻이 있는 말과 함께 쓰는 조사 ‘밖에’도 있다. 주로 체언이나 명사형 어미 뒤에 붙어 ‘그것 이외에는’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반드시 뒤에 부정어가 따른다. 용례로 ‘공부밖에 모르는 학생’,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 ‘가지고 있는 돈이 천 원밖에 없었다.’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부정어(‘아니’, ‘못’, ‘아니다’, ‘못하다’, ‘말다’ 따위)를 동반하는 ‘밖에’는 조사로 그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

“그 사람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앞 문장에서 ‘밖에’는 부정어와 함께 쓰인 조사로 ‘그렇게밖에’로 붙여 써야 맞다. 조사 ‘밖에’는 명사 ‘밖’과 쓰임새가 다르다. ‘밖에 나가서 놀아라.’에서 ‘밖에’는 ‘밖(명사)+에(조사)’로 무엇에 의하여 둘러싸이지 않은 공간, 또는 그쪽을 말한다. 당최 모르겠으면 맞고, 당최 알겠으면 틀렸다. 또 너밖에 없으면 맞고, 너밖에 있으면 틀렸다. ‘당최, 밖에+부정어’로 익혀두면 된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