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숫양, 숫염소, 숫쥐

2015-06-03     허훈
◈말숲산책-숫양, 숫염소, 숫쥐

암수를 구별하는 접사에는 ‘암-’과 ‘수-’가 있다. ‘접사((接辭)’는 단독으로 쓰이지 아니하고 항상 다른 어근(語根)이나 단어에 붙어 새로운 단어를 구성하는 부분으로 접두사와 접미사가 있다. ‘암’은 ‘새끼를 배거나 열매를 맺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고, ‘수’는 ‘새끼를 배지 않거나 열매를 맺지 않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암꽃, 암사자, 수꿩, 수소’ 등으로 쓰여 암수로 갈라놓는다. 여기서 ‘암-’과 ‘수-’가 결합한 단어 중에서 ‘암캉아지, 암퇘지, 암평아리, 수캉아지, 수퇘지, 수평아리’처럼 거센소리로 적는 것과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하는데, 예외로 ‘숫-’으로 하는 말에 유의해야 한다.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뒤 단어의 첫소리를 거센소리로) 적는다. 예로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등을 들 수 있다. ‘암-, 수-’가 결합하는 단어의 경우는 표준어 규정에서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암캉아지, 암캐, 암컷, 암키와, 암탉, 암탕나귀, 암톨쩌귀, 암퇘지, 암평아리를 예시하고 있다.

‘숫-’의 형태를 취하는 말은 3개가 있다. ‘숫양, 숫염소, 숫쥐’이다. 이 예들은 발음상 사이시옷과 비슷한 소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숫-’으로 한 것이다. 이외의 단어에서는 ‘수-’로 적는다. 가령 ‘거미, 개미, 할미새, 나비’ 등은 ‘수거미, 수개미, 수할미새, 수나비’로 통일한 것이다. 정리하면, ‘암-, 수-’에서는 ‘암캉아지, 수캉아지’처럼 거센소리로 적는 것에 유의하고, 또 ‘수-’에서는 ‘숫-’의 형태를 취하는 ‘숫양, 숫염소, 숫쥐’ 외에는 모두 ‘수-’로 적으면 된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