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러운 단독주택 없나요

강진성 (취재2팀장)

2015-06-18     강진성
진주혁신도시에 단독주택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 준공됐거나 건축 중인 단독주택은 20채가량이다. 혁신도시 주택은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라 여러 규제를 받는다. 정주여건과 미관을 고려한 조치다. 일부 주택은 ‘나도 저런 집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눈길을 잡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구도심에서 보던 집과 다를 바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건축주가 어떻게 짓든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집은 사유물이지만 도시의 성격을 나타내는 중요한 구성체다. 혁신도시에 적용되는 규제 역시 이런 이유 때문에 만들어졌다. 이렇게 이뤄진 마을은 오랜 기간 더 나은 정주여건을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규제에도 빈틈은 있다. 지침을 지키면서도 얼마든지 아름답지 못한 건축물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가져온 설계도면은 혁신도시와 어울리지 않지만 가이드라인을 모두 지켰기 때문에 결국 승인해 줄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이미 부지거래가 끝나고 건축이 시작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규제는 어렵다고 한다.

규제를 늘릴 수 없다면 건축주에게 아름다운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유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좋은 집을 짓는 일은 건축주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돈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무조건 돈을 많이 들인다고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건축가를 만나지 못하고, 어떤 집을 만들지 고민을 담지 못하면 돈만 들인 흉물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의 집짓기 방식은 ‘평당 얼마짜리식’에만 매달려 있다. 건축가들은 잘못된 문화인 줄 알면서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아름다운 주택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진주시와 건축가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 혁신도시를 시작으로 구도심까지 아름다운 집이 많이 들어서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