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마지노선, 그를 기억한다

박성민기자

2015-06-18     박성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1차전 미얀마와의 경기 전 한 선수를 위한 묵념이 울렸다.

지난 7일 암으로 별세한 정용환 선수를 기리는 추모 묵념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고인의 별세를 아시아 축구 가족과 함께 애도하기 위해 월드컵 예선을 주관하는 아시아 축구연맹에 미얀마전 추모 묵념을 요청했고 아시아 축구연맹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용환 선수는 1960년 기장군 칠암리 출생으로 장안중과 동래고,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3년부터 1993년까지 10년간 대표팀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1986년과 1990년 월드컵,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비롯해 A매치 85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고 1990년 첫 남북통일축구 경기에서는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황금세대로 불리며 32년만의 진출한 월드컵 대표팀에도 사상 최강의 멤버로 불리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도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정용환 선수는 대표팀뿐 아니라 1984년부터 1994년까지 대우로얄즈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다. 본 기자는 2013년 7월 경남축구열전 인터뷰를 통해 그를 만났다. 당시 그는 여전히 우람한 체격에서 축구를 열정을 뽐내고 있었다. 사진기자를 위해 볼 트레핑 요구에서 흔쾌히 축구화를 고쳐매고 좁은 공간에서도 훌륭한 트래핑을 선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노력과 성실을 가장 중요한 덕목을 언급했던 선수였다. 주변 상황으로 인해 원했던 본격적인 지도자생활을 지내지 못했지만 창원지역 유소년 축구의 씨앗을 뿌리는 등 병마와 싸우는 순간에도 한국축구를 향한 끝없는 사랑을 보였다. ‘레전드’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는 그를 추억하며 다시한번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