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이겨낸 칠레 코파아메리카 우승

2015-07-05     연합뉴스
칠레의 2015 코파 아메리카 우승은 주축 선수의 음주 운전 등 ‘자중지란’을 이겨내고 이룬 것이어서 더 극적이었다.

칠레는 5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훌리오 마르티네스 파라다노스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꺾고 99년만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오르며 좋은 경기력을 뽐낸 데다 이번 대회가 자국에서 열려 사상 첫 우승을 향한 칠레 축구팬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조별리그가 시작되자 칠레 대표팀은 경기장 바깥에서의 어이없는 사건으로 구설에 올라야 했다.

중원의 핵으로 꼽히는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이 음주 운전 사고를 낸 것.

비달은 조별리그 2차전 뒤인 지난달 17일 훈련소 인근의 카지노에서 술 두 잔을 마신 뒤 스포츠카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다 사고를 냈다.

그가 검거 당시 경관을 밀고 폭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칠레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비달의 퇴출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호르헤 삼파울리 칠레 감독은 그를 감쌌다.

삼파울리 감독은 “비달이 실수를 저질렀으나 그는 대표팀에 많은 것을 준 선수이기도 하다”라면서 칠레축구협회에 직접 비달의 잔류를 요청했다.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칠레는 또 한번 세계 축구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수비수 곤살로 하라(마인츠)가 ‘성추행성 파울’을 했기 때문이다.

8강전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하라를 가격하는 파울을 해 퇴장당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하라가 카바니의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바니는 이 경기를 앞두고 부친이 교통사고를 내 구속된 상태였다. 하라가 이와 관련한 모욕적인 말을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삼파울리 감독은 흔들림 없이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스리백(3-back) 전술을 부활시킨 전술가인 그는 위기관리에도 능한 ‘명장’임을 입증했다.

그가 신임한 비달은 8강전부터 이날 결승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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