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과 가지 않은 길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5-07-15     경남일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그의 취임 1주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읊은 ‘새로운 길’은 시인 윤동주가 약관의 나이에 진로를 앞두고 고민하면서 지은 시로 알려져 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나의 길, 새로운 길/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오늘도… 내일도….’ 시에서 나타나 있듯 라이나 마리아 릴케와 같은 시를 쓰고 싶었던 시인은 순수와 서정을 가미한 시로 시작을 시작했다.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은 윤동주 시인보다 먼저 발표된 시이지만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시이다. 그는 인생의 행로에서 항상 선택을 해야 하는 두 갈래 길이 있지만 사람이 많이 다닌 길보다는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라는 것을 시를 통해 암시하고 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덜 다닌 한 개의 길을 택했고/그것은 모든 것을 달라지게 했노라고….’

▶‘새로운 길’에 ‘가지 않은 길’이 연상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윤동주는 후에 발표한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읊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운 길’은 곧 ‘가지 않은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무성 대표의 길도, 취임 1주년의 각오도 새로운 길, 가지 않은 길이길 기대해 본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