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눈물

2015-08-05     경남일보

 

눈물


아플 적엔 쏟고

슬플 때는 흘리고

힘들 땐 울었지요



지금은

감사해서 맺혀 있답니다

- 이선화(시인)



‘행복이 더할 나위 없이 클 때는 미소와 눈물이 함께 나온다.’ 눈물에 관한 토머스 모어의 말이다. 사람이 태어나 늙고 병들어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흘리는 눈물의 양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약 2L로 추정되며 이는 존재를 알리는 눈의 언어이기도 하다. 현미경으로 보면 희로애락의 배후에 따라 눈물의 농도와 모양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는데 저기 저, 제 빛깔에 당도한 꽃잎을 보라. 붉게 맺힌 빗방울을 감사의 눈물로 이끈 시인의 오감이 참 고맙지 않은가.

우리는 안다. 존재마다 그 중심에 눈물의 평형수(平衡水)가 있어, 생이 흔들릴 때마다 곧 잘 출렁인다는 것을. 하지만 누군가 ‘그렇구나, 그렇구나!’ 고개 끄덕이며 꽃잎의 곁을 받혀 주었기에 다시 일어서는 것 아니겠나. 지쳐 고단하여 울고 싶은가. 그렇다면 과적된 삶의 복원을 위해 눈물로 중심 잡을 때임을 잊지 말자. 누군가 날 위해 우는 사람이 있음도 잊지 말자, 우리.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