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슬기로운 구조조정으로 불황 타개해야

2015-08-16     경남일보
한때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며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우리나라 조선업이 지금 참담한 실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올 상반기에만 5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이 올 상반기에 3조원, 삼성중공업이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저유가 등의 여파로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이 줄어 선가가 하락한데다 기본설계 기술과 핵심 기자재 생산능력도 없이 해양플랜트 육성사업에 매달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에 몰두하는 등 긴박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적쇄신과 함께 비핵심 자산 및 계열사를 매각할 예정이고, 삼성중공업도 인원 감축, 조직 통폐합, 자산 매각 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거제지역 민심은 시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확산되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3대 조선사에서 올해에만 2000명 넘게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조선사들의 이 같은 구조조정이 단기적 처방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대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제 정부는 3년 넘게 해양플랜트산업 육성만 강조하면서 조선업계의 적자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조선산업 부실 감시와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조선사들도 정부의 눈치만 볼 게 아니라 경영방식과 사업구조 등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과거 일본 조선산업의 과감하고 성공적인 통폐합도 벤치마킹해볼 만하다. 조선사와 노조가 서로 양보하고 합심해 조선강국의 명성 회복을 위한 기술혁신과 뼈를 깎는 사업구조조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