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신부가 예쁘데/예쁘대"

2015-08-18     허훈
◈말숲산책-"신부가 예쁘데/예쁘대"

제목에서 ‘예쁘데’와 ‘예쁘대’ 중 어느 게 맞는 표현일까. 둘 다 맞다. 다만 의미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면 ‘나는 못 봤지만, 사람들이 그 영화가 재미있다고 하대.’와 ‘사람들이 그 영화 재미있데.’에서 앞 문장 ‘-대’와 뒤 문장 ‘-데’는 올바르게 쓰인 것일까. 둘 다 틀렸다. 뒤바꿔 표기해야 맞다. ‘나는~재미있다고 하데.’와 ‘사람들이~재미있대.’로 해야 바른 쓰임이다. 이처럼 무심코 쓰는 말이지만 헷갈려 틀리기 십상인 단어가 ‘-데’와 ‘-대’이다.

‘-데’와 ‘-대’의 쓰임 구별은 그리 어렵지 않다. ‘-데’는 화자(話者·이야기 하는 사람)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인다. 이에 비해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즉 ‘-데’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고, ‘-대’는 간접적 전달의 뜻을 담고 있다. ‘-데’는 ‘-더라’와 같은 의미를 전달하고, ‘-대’는 ‘-다고 해’가 줄어든 말로 구분하면 헷갈리지 않는다. 앞에서 예를 든 문장 ‘나는 못 봤지만, 사람들이 그 영화 재미있다고 하대.’는 사람들이 그 영화가 재미있다고 말한 것을 들은, 화자의 직접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데’를 써 ‘~재미있다고 하데.’로 표기해야 한다.

‘-데’의 용례는 ‘그이가 말을 아주 잘하데,/그 친구는 아들만 둘이데./고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 등을 들 수 있고, ‘-대’의 용례는 ‘사람이 아주 똑똑하대./철수도 오겠대?’ 등을 들 수 있다. ‘신부가 예쁘데.’는 본인이 직접 봐 표현한 말이고, ‘신부가 예쁘대.’는 남이 예쁘다고 한 걸 전달한 것으로, 본인이 직접 보면 신부가 예쁘다고 말할지, 그렇지 않다고 말할지 모를 일이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