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 '피로 회복'이라니?

2015-08-27     허훈
◈말숲산책 '피로 회복'이라니?

현대인들은 늘 피로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휴식과 수면, 운동, 취미생활 등을 하면서 피로를 몰아내려고 한다. 또 피로를 푸는 한 방편으로 ‘피로 회복제’라 불리는 음료를 많이 찾곤 한다. 근데 ‘피로 회복’이란 표현을 곰곰 따져 보면 ‘피로’와 ‘회복’이란 낱말이 서로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피로를 회복하다니?’ 피로를 더욱 피로하게 한다는 말인가. ‘회복’의 뜻을 살펴보면 그 의문은 풀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로 회복(제)’은 ‘회복’의 의미 때문에 맞지 않다. ‘회복’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을 뜻한다. 즉 ‘피로 회복’으로 표현하면 ‘피로를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을 의미하게 되므로 자연스럽지 못하다. 피로를 풀어 원기나 기력을 회복한다는 뜻이므로 ‘원기 회복’ 또는 ‘기력 회복’으로 표현해야 한다. 굳이 ‘피로’를 살려 쓴다면 ‘피로 해소’나 ‘피로 감소’로 표현할 수 있겠다. ‘회복’이란 낱말은 ‘경기 회복, 국교 회복, 국적 회복, 원상회복’ 등과 같이 쓰인다.

예를 들면 ‘비타민C는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에서 ‘피로 회복’ 말 대신 ‘원기 회복, 활력 회복, 기력 회복’으로 한다든가 ‘피로 해소, 피로 감소’ 등으로 표현해야 자연스럽다. ‘피로 풀이’라 하면 그 의미를 단번에 알 수 있다. 결재 때마다 꼬투리를 잡혀 스트레스를 받는 봉급생활자들이여, 오늘만큼은 누적된 피로를 회복할 게 아니라 해소하자. 피로를 말끔히 풀어야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좋아진다. ‘피로 회복’은 여러모로 건강에 좋지 못하다. ‘피로 해소, 피로 풀이’로 건강을 챙기자.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