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자동차라는 가면과 보상심리

이선 (창원서부경찰서 정보계 순경)

2015-09-06     경남일보
얼마 전 미국에 다녀 온 지인의 이야기이다. 차를 타고 가던 중, 미국의 어느 4차선 교차로에 희한하게도 신호등이 없었다고 한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놀랍게도 차들은 일단 교차로에 정지해 먼저 온 차를 보내고 자신이 온 순서를 기다리며 멈춰서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위와 같은 상황에 한국은 어떠했을까. 2014년 7월 OECD에 따르면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OECD회원국 중 2위였다. 한국은 선진국에 속하지만 교통문화에 관해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아직 부끄러운 수준이다. ‘자동차 앞머리를 갖다 대는 사람이 장땡이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도로 위 우리는 아직도 무질서가 난무한다.

스스로 한번 되돌아보자. 혹시 자동차라는 가면을 쓰고 타인은 생각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운전하지는 않는지. 혹시 타인의 위반 운전에 대한 보상심리로 자신도 위반을 하지는 않는지. 여기서 우리는 자신의 운전 모습은 자신의 인성을 나타내며, 내가 상대방에게 행한 양보와 배려는 나도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본래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큰일을 이룰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자주 위반하는 교통 4대 무질서(교차로 꼬리물기, 끼어들기, 이륜차 인도주행, 깜빡이 안켜기)만 잘 지켜도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더불어 경찰은 4대 무질서 단속 및 계도조치를 통해 위반자에게 명백한 교통 법규 위반임을 인지시키고 선진교통문화를 확립하는데 더욱 매진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 이제 나부터 시작하여 교통 문화를 쇄신하여 보자.

 
이선 (창원서부경찰서 정보계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