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해송이 전하는 말

2015-09-08     경남일보
해송이 전하는 말



한 빛깔만이 아닌 하늘을 그대로 닮으려고

바다는 숱하게 일렁여야 했다

수평선 끝 하나가 되어 만나려고

숱한 낮과 밤을 뒤척여야 했다

나는 오래도록 그것을 목도해야만 했다

-김인애(시인)



때론 잔잔히 때론 거센 풍랑으로 일렁이며 뒤척이는 저 바다를 가만히 목도하는 한 여인이 있다. 벼랑 끝에 가까스로 매달린 채 애달픈 마음으로 바다 내면을 다 읽어 내야만 하는 해송. 여기, 바다로 지칭되는 대상이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곁에서 시인의 삶을 아는 바, 고난의 길을 가는 목회자를 이름이겠다. 본인의 삶을 뒤로하고 오직 하나님의 심정되어 맡겨진 양들을 푸른 초장으로 인도해야 하는, 세상 사람들이 가는 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십자가 길을 묵묵히 걷는 이를 말함이다. 부디 해송에게 바라기는, 천국 당도하는 그날까지 숱한 낮과 밤 동안 그의 반려자로서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 주기를. 결국에는 사모 당신! 그 ‘영광의 길에 함께 초대된 사람’이겠으니. /천융희·《시와경계》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