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업 선도농가를 가다 (1)하동 청솔원

자연에서 커가는 자유로운 ‘꼬꼬댁’

2015-09-21     박성민

 

하늘로 곧게 선 벼슬과 온몸을 뒤덮고 있는 무성한 털이 건강한 닭 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바람도 통하지 않는 답답하고 좁디좁은 닭장이 아닌 넓은 방사장을 쉴새없이 움직이는 닭들은 연신 흙을 골라대고 알자리를 골랐다. 일반 닭장사육(케이지 사육) 닭과 품종이 같아도 상처자국없이 목의 털은 그대로 남아있고. 벼슬도 정상적이다. 하동군 금남면 덕천리에 위치한 ‘청솔원’. 이곳은 지난 2012년 전국 최초 동물복지축산 농장 인증을 받은 곳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는 유기축산물 인증,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닭들은 매일 아침 9시 흙과 모래가 있는 야외로 나간다. 신기하리 만큼 정확한 귀소본능으로 산란 장소로 돌아오고 자신들만의 횃대로 스스로 정한다. 닭들의 활동량도 높다. 사료는 하루에 130g 이상이 필요하고 좋은 품질의 계란 생산을 위해 유기농을 사용한다. 또 하루에 6~8시간을 반드시 재우고 과도한 점등으로 산란율을 인위적으로 높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산란율은 60~65% 수준이다. 일반 케이지 사육 산란율이 80% 이상임을 생각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지만 농장이 무리없이 운영되는 비결은 고정가 때문이다. 이곳 방사 유정란은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90% 이상 현대백화점, 이랜드, 올가홀푸드 등 수도권 대형 식품업체에 납품된다. 계란값 등락폭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사육이 가능하다. 일반 양계사육에 비해 부지는 100배, 노동력은 5배가 더 필요하지만 고정가 덕분에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정진후(53) 청솔원 대표는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큰 힘은 고정가를 받기 때문에 탄탄 것이다. 질병과 자연재해만 없으면 월급쟁이랑 같다”며 “다른 양계사육을 하는 분들도 고정가를 받아야 경제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사료값 폭등에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솔원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귀농·귀촌을 문의하는 사람들만 1년에도 200~300명 찾고 있다. 정 대표는 “원래 닭을 키울 줄 몰랐기 때문에 단순히 자연적과 살면 건강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이곳의 산란율이 떨어지고 노동력이 더 들어가지만 계란만큼은 어느 곳보다 우수한 계란”이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smworld17@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