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간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 세울 길이 없나

2015-10-06     경남일보
일단락되는 듯했던 경남의 무상급식 사태가 감사문제로 또 벼랑끝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경남도와 경남도육청 간의 무상급식 정면충돌 사태는 마치 열차가 마주보고 달리는 형국이다. 서로의 기관차가 저만치 눈에 들어오고 있는데도 도무지 이들을 멈추게 할 방법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도민들의 입장에서도 무상급식 문제가 너무 오래 끌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도의 감사수용 의사를 밝혔던 박종훈 교육감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급식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홍 지사 재임 기간에 급식비 지원도 받지 않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이 급식비 지원을 안 받겠다고 했지만 도는 영남권 평균수준의 식품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함으로써 도민들은 혼란스럽다.

일단 아무리 옳은 정책과 방침이라도 상황에 따라 현명하게 타협할 줄 아는 융통성과 용기가 있을 때 인정받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얻어낸 결과는 크게 빛을 낼 수 있다. 하나 도는 “교육청이 급식비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감사를 회피하는 것 아닌가”라는 비리옹호론에 맞서 교육청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홍 지사가 급식비 지원을 비롯, 교육에 대한 진정성이 전혀 없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교육청의 공무원노조도 “학교급식을 부정, 비리집단으로 규정, 범죄수사하듯 하는 길들이기 중복감사의 중단”요구로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박 교육감이 도의 급식 감사 방침에 거부 의사를 시사하자 도는 감사거부는 급식비리를 옹호하는 것이라며 만약 공무집행을 방해한다면 고발도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도민들 중에는 두 진영(陣營)이 모두 오만하다는 말도 한다. 도와 교육청 간에 대화마저 끊긴 채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를 어떻게 세울 길이 없으니 도민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