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반증'과 '방증'

2015-10-12     허훈
◈말숲산책-'반증'과 '방증'

‘반증’과 ‘방증’의 차이는 뭘까. 글을 읽거나 쓰다 보면 이 두 낱말이 의미하는 바와 맞지 않게 쓰여 있거나 쓰는 때가 종종 있다. 그 뜻이 다르지만 모양이 비슷해 혼동해 쓰기 십상인 단어가 ‘반증’과 ‘방증’이다. 이는 그 낱말의 정확한 의미를 생각지 않고 대충 넘어가거나 얼렁뚱땅 넘기려는 태도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반증’과 ‘방증’의 의미는 다르다. 반증(反證)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를 뜻한다. “그 결론은 과학적 방법에 의해 반증이 가능하다./그의 분노는 그가 그녀를 매우 사랑했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등처럼 쓴다. 즉 어떠한 주장에 대해 반대되는 근거나 논거를 든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방증(傍證)은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를 뜻한다. “이 책은 그가 우리 역사 연구의 독보적인 존재라는 하나의 방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국제적 행사의 유치는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등처럼 쓴다. 즉 ‘간접적 증명’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에겐 그 사실을 뒤집을 만한 (반증/방증)이 없다./그의 주장은 논리가 워낙 치밀해서 (반증/방증)을 대기가 어렵다”의 문장에서 ‘반증’으로 해야 할까, ‘방증’으로 해야 할까. 반대되는 근거를 뜻하는 ‘반증’이 맞다. 정리하면 ‘반증’은 ‘사실과 반대되는 증거’를 뜻하고, ‘방증’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간접적 증거’를 의미한다. 그런데 ‘방증’으로 해야 할 곳에 ‘반증’으로 쓰는 사례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반증’은 ‘반대’, ‘방증’은 ‘간접’을 기억하면 된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