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남강유등축제 "그 사진이 재연?"

축제구경 위해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 재연 논란

2015-10-15     강민중
진주남강유등축제 유료화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 1~11일 유료화와 관련해 인터넷을 달궜던 한장의 사진이 있었다.

지역의 한 시의원이 SNS를 통해 올린 이 사진은 축제 가림막 앞에 한 할머니가 엎드리고 또 한 할머니가 그위를 밟고 서 가림막 너머를 구경하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일부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포털 메인을 장식하면서 유료화 반대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이 사진이 재현된 사진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일부 언론 보도와 SNS를 통해 이슈가 됐던 일명 ‘진주남강유등축제 할머니 사진’이 실제 상황사진이 아닌 현역 진주시의원에 의해 재현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진주남강유등축제 주관처인 진주문화예술재단에 따르면 이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7시께 진주시 미천면에 거주하는 할머니 두 사람이 시내에 있는 친지들과 판문동 소재 소싸움경기장에서 소싸움을 관람한 이후 오후 7시께 촉석루 유등축제장 주변에서 촬영됐다.

평소 언니와 동생으로 통하던 A할머니와 B할머니는 이곳에서 동생뻘인 A할머니가 엎드리고 언니뻘인 B할머니가 등을 밟고 유등축제장을 내려봤다.

이들 두 할머니들에게는 진주시민에게 주어지는 무료 초대권도 배부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진이 실제 사진이 아닌 한 현역 진주시의원에 의해 재현된 사진이란 점이다.

해당 시의원은 당시 멀리 떨어져 그 모습을 본 후 두 할머니에게 접근해 재현을 요구했다. 할머니들이 거절했지만 계속된 재현요구에 사진 촬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당시 상황이 현장에서 우연히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국민들로부터 측은함과 안타까운 감정은 끌어냈지만, 결국 사진을 촬영한 시의원이 할머니들에게 문제의 상황을 반복시킨 셈이다.

또 일부 언론보도와는 달리 8명의 할머니가 교대로 등을 밟고 올라 간 것이 아니라 시내에 있는 친지 6명을 제외한 단 두 명의 할머니만 호기심으로 등을 밟고 축제장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주문화예술재단측은 “한 현역 진주시의원이 이 장면을 재현해 일부 동료 시의원들과 공유하면서 페이스북 등에 올린 것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일부 시의원들의 말만 듣고 재현 사진을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사 돈이 아까워 교대로 등을 밟고 유등축제장을 쳐다봤다 하더라도 향후 시의회에서 시정 질의를 통해 얼마든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연출까지 하면서 SNS에 올린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시의원은 “재현사진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멀리서 확인 후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찍지 못했다. 이후 신문에 낼 수 있게 상황재현을 부탁했고 선뜻 임해줬다. 이 과정에서 강제는 없었다. 또 주말이라 돈이 아까워서 잠깐 구경하려고 했다는 대답도 들었다”고 해명했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