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 (창원총국 취재부장)

2015-11-02     김순철
보릿고개는 가난과 배고픔을 상징한다. 과거 햇보리가 나오기 전까지 넘기 어려운 고개를 비유했던 보릿고개는 가을에 수확한 묵은 곡식이 다 떨어졌는데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식량 사정이 어려웠던 시절을 말한다. 쌀밥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로 우리 민족의 지상과제는 식량난 해결이었다.

▶정부는 먹고사는 문제해결을 위해 통일벼 등 다수확 품종개발에 전념해 1970년대 중반부터 10a(1000㎡)당 수량이 500㎏가 넘는 통일벼 품종인 밀양 21호, 밀양 23호, 삼강벼 등을 잇달아 개발하는 등 녹색혁명을 이루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소비자들의 쌀 소비 패턴에 맞춰 쌀도 점차 고급화됐다.

▶하지만 풍년가가 울려퍼져야 할 농촌 들녘에는 근심으로 가득 차 있다. 쌀 생산량은 증가하는데 쌀 소비량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우리나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78.2g으로 전년보다 5.8g(3.2%) 줄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제 국민 한 사람이 하루 밥 두 공기도 안 먹는 셈이다.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쌀농사를 줄여야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러지 못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중국 검역당국과 국산 쌀 수출에 필요한 검역과 위생요건에 최종 합의함으로써 국산쌀의 중국 수출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규모의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이제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쌀 개발에 전력해야 할 때다. 김순철 창원총국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