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완제품 수입해 자사 기술로 포장 판매

정부 출연금 타낸 혐의로 업체 대표 구속

2015-11-09     김순철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미국산 무인 수난구조 로봇을 자사 기술로 개발한 것처럼 속여 정부 출연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K(41)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2013년 중소기업청이 시행한 ‘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 주관업체 대표 K씨는 미국에서 수입한 로봇 완제품에 일부 부품을 추가해놓고, 자사 기술로 만든 것처럼 증빙서류를 제출해 기술혁신과제 개발 보조금 44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K씨는 자체 연구·개발능력이 없는데도 로봇 관련 개발사업을 한다고 속여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중소기업청 등 3개 기관에서 보조금 2억5000만원을 받아냈다. 또 사실상 미국산인 이 로봇을 2013년 해경 등에 시연해 보이고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부품을 산 것처럼 거래내역을 꾸며, 거래업체로부터 2억9000만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K씨는 이 가운데 2억2000만원을 개인 명의 건물 신축공사에 사용하는 등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K씨가 챙긴 보조금과 횡령액을 환수하도록 관할 관청에 통보했다.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K씨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전문대 교수 등 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며 “정부 출연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는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속을 강력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업에 대해 중복 지원을 받을 수 없음에도 K씨가 유사 개발사업으로 여러 기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관련 정보 공유가 안 됐기 때문이다”며 “기관들이 허위 사업계획서를 받고 나서 중간 점검을 하지 않아 보조금 편취 사실이 적발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순철기자 ksc2@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