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잘 데 없는 얘기

조평규 (아동문학가)

2015-11-26     경남일보
정력 좋은 어느 남자가 여자(부인)를 일곱 명 거느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일곱 명의 여인들이 친자매 이상으로 사이좋게 지냈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 많은 부인을 관리했기에. 처음부터 시샘 없는 여자만 골랐는지….

이번에는 한 여자가 두 사람의 남자를 거느린 얘기를 하겠다. 내가 어릴 때 어른들 등 뒤에서 들은 얘기이다. 다리 밑에서 생활하는 노숙인(거지)이 있었는데, 그 집(?)에는 일주일마다 남자(남편)가 바뀐다는 것이다.

한 남자가 집을 나가면, 밖으로 떠돌던 남자가 들어와서 일주일 동안 ‘부부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교대 교대로 번갈아서.

그들에게도 엄격한 규율이 있었는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주일이 되기 전에는 나갔던 남자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남자끼리 서로 시샘하는 일도 없었고, 주먹질하는 일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네들도 친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냈다는 얘긴 들어보지 못했다.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없었으니, 다툴 일도 나눠 먹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여 ‘자식’도 두서넛 두었는데, 어느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라는 것을 그 여자는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두 남자 모두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일러 놓고.

서로 시샘하지 않으려면, 지나친 욕심이 없어야 한다. 그러면 다툴 일이 없을 것이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다툼이 없어지면 싸우는 일이 없을 것이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에만 시샘이 없을 게 아니라 사회생활, 집단생활, 국제간의 교류에도 시샘이 없어져 이 땅에는 오직 사랑과 평화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간통죄가 없어진 세상. 돌고 도는 세상이라 앞으로 이런 일도 일어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우려되어, 쓰잘 데 없는 얘기 한 번 해 보았다. 세상이여, 제발 바른 길로 가소서 .
조평규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