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광장(김연동 시인)

2015-12-06     경남일보
[주강홍의 경일시단] 광장 (김연동 시인)


무수한 길들이 모여서 또 풀려가는,


꿈꾸는 이마 위에 날선 눈빛 스쳐가는,


광장엔 어둠이 먼저


자리를 틀고 앉았다


바람에 귀를 열고 흔들리는 사람들이


마른 침 튀겨가며 부딪치다 넘어지고


미로를 헤집는 불빛


스러지다가


켜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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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시작과 종점인 광장, 부피의 어둠이 먼저 자리를 잡는 동안

불빛들도 틈새를 비집고 버티어 서고 타래를 풀고 엉클어트리는 사람과 사람들이

바람의 말씀을 뜯고 꿰매고 있다 실마리는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이다. (주강홍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