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귀고리'일까, '귀걸이'일까?

2015-12-10     허훈
◈말숲산책-'귀고리'일까, '귀걸이'일까?

“귀고리가 맞아요, 귀걸이가 맞아요?” ‘귓불에 다는 장식품’을 의미하는 말을 두고 한 질문이다. 둘 다 맞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두 낱말을 다음과 같이 뜻풀이하고 있다. ‘귀고리’는 귓불에 다는 장식품으로, 귀걸이를 동의어로 표시하고 있다. 귀고리가 쓰인 예문으로 “귀고리를 끼다./그녀는 두 귓불이 늘어질 정도로 큼직한 귀고리를 달고 나타났다.”를 들고 있다.

‘귀걸이’는 세 가지로 의미로 풀이한다. 첫째, 귀가 시리지 않도록 귀를 덮는 물건. 보통 털가죽 따위로 만든다.(≒귀마개) “토끼털로 만든 귀걸이를 찾아 들고 동수는 밖으로 나갔다.” 둘째, 귀걸이안경과 동의어. 셋째, 귀고리와 동의어로 “그녀는 휘황찬란한 목걸이 이외에도 항상 금빛 귀걸이 한 쌍을 걸고 다닌다.”를 예문으로 들고 있다. 따라서 ‘귓불 장식품’을 뜻할 때는 ‘귀고리’와 ‘귀걸이’ 둘 다 쓸 수 있다. 다만 귀에 거는 ‘귀마개’나 안경을 의미할 때는 ‘귀걸이’ 또는 ‘귀걸이안경’ 등으로 표현해야 한다.

‘고리’는 긴 쇠붙이나 줄, 끈 따위를 구부리고 양 끝을 맞붙여 둥글거나 모나게 만든 물건을 가리키는 말로, “나는 얼른 문을 닫고 고리를 걸어 버렸다.”처럼 쓴다. 또 어떤 조직이나 현상을 서로 연관되게 하는 하나하나의 구성 부분 또는 그 이음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그 사건은 그들을 하나로 묶는 고리가 되었다.”처럼 쓴다. ‘걸다’의 뜻이 담긴 ‘걸이’는 ‘벽걸이’, ‘옷걸이’와 같이 사물의 한쪽 귀퉁이에 매달 수 있도록 장치를 달아 놓은 것이다.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의 예문처럼 ‘문고리’, ‘옷걸이’로 기억하면 된다.

허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