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창] 물통 열병…'물을 돈같이' 쓴다

2015-11-30     허훈
[비주얼창] 물통 열병…'물을 돈같이' 쓴다
 

한 농촌 주택 마당 화단 턱을 따라 물통이 열병식을 하듯 나란하다. 늘어선 물통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뭘 하려고 일렬로 세워 두었을까’란 생각도 잠시, ‘빗물 받는 통’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풀린다. “생활에 필요한 빗물을 가득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가 오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는 집주인의 말에서 물 절약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집안 여기저기가 크고 작은 빗물받이 물통투성이다. 10개 남짓 된다. 비가 내리면 이 물통들은 마당과 옥상 곳곳에서 빗물 받기 임무를 띤 도구로 변한다고 한다. 빗물 사용처를 묻자, 대뜸 “빨래와 집 청소에 유용하게 쓴다. 이런 일에 비싼 수돗물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있느냐?”며 되레 필자에게 반문한다. 그러면서 “빗물은 허드렛물보다 훨씬 깨끗해. 텃밭 채소에게는 생명수나 다름없지”라며 빗물의 고마움을 강조한다. ‘물을 돈같이’ 쓰는 현장에 다름 아니다.

허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