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을 보내며

이수기 (논설고문)

2015-12-30     경남일보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 을미년이 저물고 있다.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걸고 출발했던 한 해도 아쉬움과 회한만을 남긴 채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올 한 해도 우리 사회는 협치와 상생은 실종된 채 권력과 계층 간, 세대 이념 간에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면서 암울한 현실만 되풀이됐다.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는 1년이었으나 대학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은 것을 보면 새해를 맞으며 품었던 꿈과 희망이 이젠 좌절과 아쉬움만 남은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지금이다. 새해 첫출발 때는 양(洋)처럼 순하고 복(福)된 나날이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했다.

▶한국경제 상황이 가계부채 등을 감안하면 IMF 때보다 더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인력 감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업종 불문이다. 조선·해운·건설·금융에 이어 잘나간다는 전자와 자동차까지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어려워서 내보냈고, 곧 어려워질 것 같아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는 말이 을미년을 보내며 생각나게 한다. 올 한 해 동안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 자문자답할 때 할 말을 잊는다. 올 한 해를 회고해보면 메르스 사태를 비롯, 여야의 정쟁, 경제위기 등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을 정도로 말이 많고 탈도 많은 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경남은 무상급식 파동으로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