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 혼동되는 '햇님'과 '해님'

2015-12-28     허훈
[말숲산책] 혼동되는 '햇님'과 '해님'

‘햇님’일까, ‘해님’일까, 참 아리송하다.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어야 할까, 아니면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지 않아야 할까. 한글 맞춤법 제30항 사이시옷(ㅅ) 표기 규정을 살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사이시옷 표기는 합성어에만 적용되므로 ‘해님’으로 표기해야 한다. 즉 ‘해님’은 합성어가 아니므로 사이시옷을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을 수 없다.

사이시옷은 ‘뱃놀이’, ‘멧나물’, ‘곗날’ 등과 같은 ‘합성어’에서 발음의 변화가 나타날 때 받치어 적는다. ‘해님’은 명사 ‘해’와 접미사 ‘-님’이 결합된 단어다. 합성어가 아니라 파생어이다. 따라서 사이시옷 없이 ‘해님’과 같이 적으며, ‘해님’은 [핸님]이 아닌 [해님]으로 발음한다.

‘합성어’는 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로 ‘집안’, ‘돌다리’ 따위를 들 수 있다. ‘파생어’는 실질 형태소에 접사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가 된 말이다. 명사 ‘부채’에 ‘-질’이 붙은 ‘부채질’, 동사 어간 ‘덮-’에 접미사 ‘-개’가 붙은 ‘덮개’, 명사 ‘버선’ 앞에 접두사 ‘덧-’이 붙은 ‘덧버선’ 따위가 있다

‘해님’에서 ‘-님’은 (사람이 아닌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달님/별님/토끼님/해님’처럼 ‘달, 별, 토끼, 해’ 등 인간이 아닌 사물을 감정과 의지가 있는 인간으로 간주하여 높임의 뜻을 더하는 ‘-님’이 붙은 말이다. ‘태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인 해’를 인격화하여 높이거나 다정하게 이르는 말은 ‘해님’이 표준어이다. 그러니 ‘해님’이 방긋 미소 지을 수밖에. 사이시옷은 합성어에만 적용된다. ‘해님’은 합성어가 아니라 파생어이다.

허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