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결혼이주 여성의 삶과 적응에 우리 모두 관심을

엄정민 (합천경찰서 정보보안과·순경)

2016-01-20     경남일보

농촌지역에서도 이제 쉽게 다문화가정을 볼 수 있다. 수많은 결혼이주 여성들이 행복의 꿈을 안고 대한민국으로 오지만 실상 많은 문제점이 발생, 고초를 겪고 있는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결혼이주 여성들의 가장 큰 문제는 가정폭력이다. 폭력의 주요 원인은 부부간 배려심 부족과 문화적 우월주의에서 바라보는 타문화 경시풍조 등 작은 사소함에서 폭력의 발단이 되고 있다.

파출소에서 근무했을 때 결혼이주 여성의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서 현 실태를 직접 보니 그들의 삶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됐다.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을 당해 두려움에 떨면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던 결혼이주 여성의 그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문화센터 등 전문가의 협력과 조언을 구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피해를 입은 결혼이주 여성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는 보호시설을 강구하는 특단의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다문화가정은 더 이상 외국인이 아닌 우리 주변의 소중한 이웃이라는 의식전환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차별의 시선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바라보고 작은 관심과 배려를 가져준다면 그들의 삶은 한층 더 빛날 것이다.

엄정민 (합천경찰서 정보보안과·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