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아련한 추억 4

정현숙 (화가·송아미술음악영재교육원장 )

2016-01-25     경남일보
삶은 참예술이다.
 

전남 함평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순수한 자연과 더불어 보냈다. 감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이면 떨어진 감꽃을 엮어서 목걸이를 만들기도 하고, 큰 바위틈 사이로 솥을 걸어 흙가루로 밥을 짓기도 했다. 유년 시절 추억들은 나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런 정겹고 소중한 추억들은 작품 여기저기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대학 졸업 후 미술교사가 되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학생들에게 미술수업을 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미술세계를 마음껏 표현하게 하는 것들은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술지도를 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주변의 많은 전시장을 찾아다니고,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이제는 화가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하게 됐다.

1990년 말부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해 지난해 9월, 제5회 개인전을 열었다. 사실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갖기까지 중간중간 공백이 많았다. 화가로 활동하면서도 사회교육자, 한 남자의 아내와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역할은 육체적인 한계를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창조적인 비전들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실천하는 수많은 주위의 작가들의 작품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거렸다. 나의 정체성과 다양하고 풍부한, 그리고 참신한 소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창동예술촌 입주 작가가 되면서부터 보다 적극적인 창작활동에 몰두할 수 있었다. 예술촌 작가들과 함께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아이들의 체험활동(꿈다락)이나 노인요양병원 등을 방문하며 재능기부도 생활화하고 있다. 각박한 생활 속에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한정된 공간속에서 살더라도 남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생활도 또 하나의 행복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길로 들어설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아름다운 ‘미(美)’를 갖출 수 있는 그런 사람,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창작활동에 집중하는 작가로 살아가고 싶다. 이런 사랑의 아련한 추억들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담아 표현한 작품들이 ‘다반향초’와 같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정현숙​ (화가·송아미술음악영재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