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民後政보다 先政後民판친다

이수기 (논설고문)

2016-01-26     경남일보
20대 국회는 당리당략에 얽매여 국가발전과 민생을 외면해온 19대의 소위 ‘불량 국회’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를 뽑아야 하는 큰일을 앞에 두고 있다. 요즘 국회의원 출마예상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온 지역을 누비고 다니며 “내가 최고의 적임자”라고 간절하게 호소하는 것을 보면 선거의 계절이다.

▶예비후보들이 하는 것을 보면 선거 때라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모처럼 대접을 받고 있다. 하나 당선을 위해 잠시 ‘을’이었다가 당선되면 ‘갑’으로 바뀌어 권력자로 군림할 것이다. 정치가 국민생활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그들만의 정치놀음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당선만 되면 밑에 최대 11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고, 억대가 넘는 급여와 각종 수당 등 어딜 가나 상위집단에 속하게 된다. 선거 때 온갖 수모를 당해도 당선 되면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에다 법을 만들고 예산심의권 등에 소위 엄청난 권력자가 된다.

▶당선 순간부터 권력과 대접의 단맛에 서서히 빠져들다 보면 자기 이익만을 보고 돌진할 뿐 국민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그간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겉으론 백성이 우선이고 정치는 나중이다는 수식어인 ‘선민후정(先民後政)’을 포장하지만 당선 순간부터 자신과 정치가 우선이고 백성은 나중인 ‘선정후민(先政後民)’만 판친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