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힘내자, 파이팅!

2016-02-01     허훈
◈말숲산책-힘내자, 파이팅!

‘fighting!’ 이는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 싸우자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다. 또 응원하는 사람이 선수에게 잘 싸우라는 뜻으로 외치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fighting’을 한글로 표기할 때 오락가락한다. ‘화이팅’으로 적기도 하고 ‘파이팅’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화이팅’과 ‘파이팅’ 중 어느 게 바른 표기일까. ‘파이팅’이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f〕발음은 ‘ㅍ’으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fighting’의 우리말 표기는 ‘화이팅’이 아닌 ‘파이팅’으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도 인터넷상이나 매스컴 등에서는 ‘파이팅’과 ‘화이팅’이란 낱말이 제각각 자신의 표기가 맞는 양 대동소이하게 도배돼 있다.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파이팅’과 ‘화이팅’ 단어를 검색해 보라. 화면 가득히 ‘파이팅’과 ‘화이팅’이 떠 어느 표기가 바른 표기인지 헷갈린다. ‘화이팅→파이팅(표준어)’으로 바로잡은 내용을 찾기 전까지 말이다. 이처럼 〔f〕발음은 ‘ㅍ’으로 표기해야 하는데, 이를 ‘ㅎ’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환상곡’을 뜻하는 ‘판타지(fantasy), 판타지아(fantasia)’를 ‘환타지(환타지아)’로 적으면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난다.

‘family’도 ‘훼밀리’가 아니라 ‘패밀리’, ‘finale’도 ‘휘날레’가 아니라 ‘피날레’, ‘file’도 ‘화일’이 아니라 ‘파일’로 표기해야 한다. ‘〔f〕발음은 ‘ㅍ’으로 적는다’란 외래어 표기원칙을 알아두면 혼동될 이유가 없다. 외래어의 우리말 표기도 지켜져야 한다. 이제 ‘파이팅(fighting)’을 ‘화이팅’으로 잘못 표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파이팅’을 순화한 말인 ‘아자’, ‘힘내자’로 표현하면 더 좋고. 올해도 힘내자, 파이팅!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