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콘강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6-02-15     경남일보
옛 로마시대 폼페이우스를 지지하던 원로원이 카이사르에게 그가 이끌던 군대의 해산을 명령하자 이를 거부한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하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말한다. 후에 로마는 그의 군대에 장악되고 그는 로마의 황제에 오른다. 루비콘강은 이탈리아 동북부에서 동쪽으로 흘러 아드리아해로 유입되는 조그만 강이지만 카이사르로 인해 돌이킬 수 없게 된 결정의 순간을 일으킬 때에는 동서를 막론하고 회자되는 강이 됐다.

▶우리의 역사속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 루비콘강을 건넌 사례로 꼽힐 수 있다. 최근 대통령의 개성공단 중단을 두고 남북관계는 이제 루비콘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개성공단이야말로 남북간을 잇는 마지막 끈으로 그마저 중단됐다고 지적, 무능·무책임한 정부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부는 개성공단에 이어 해외의 북한식당 이용금지, 인도적 대북지원 중단, 북한의 해외인력 송출까지 봉쇄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도 패트리엇 배치에 이어 사드배치를 계획하고 있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건너서는 안될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북관계에 있어 루비콘강은 결코 건너선 안될 강이다. 북한의 권력자가 아닌 주민들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련의 조치는 북쪽의 체제와 권력자를 옥죄는 방편이어야 한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