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3월22일 수요일 '노루표페인트'

2016-03-15     김지원 미디어기자

1967년 3월22일자(수) 4면에 실린 노루표페인트 광고입니다. 페인트 붓자국 모양으로 그래픽을 넣어서 제목과 본문카피를 분리해 넣었습니다. 봄과 더불어 아름다워진다는 헤드카피가 어렴풋이 보이네요. 

1945년 창업한 노루표페인트도 역사가 깊은 회사입니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일본인 인쇄기술자가 빠져나간 광복 직후 기술부족과 인쇄잉크 부족에 시달리던 시기. 창업주 한정대 회장은 잉크제조업 대한오브제트잉크로 시작해 국내 최초 안료 개발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대한잉크가 어떻게 노루표가 되었을까 궁금했는데 한국전쟁을 겪고 1953년 도료사업으로 전환을 위해 유럽 등지를 시찰하던 중 독일의 화랑에서 발견한 노루그림에서 회사의 이미지를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노루표 페인트, 곰표밀가루처럼 오래된 상표 중에 동물이름을 따온 상표가 많은 것을 알고 계신가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쳐오면서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하네요.

대한잉크는 순한 동물로 알려져 있는 노루를 회사의 상징으로 삼아 남들을 해치지 않으며 만인의 사랑을 받는 회사가 되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대한잉크는 1957년 미군납을 계기로 노루표 상표권 보호를 위해 특허청에 노루표 상표등록을 합니다. 1959년 4월9일 회사의 상징 노루마크가 상표등록되어 오늘까지도 우리가 알고 있는 노루표페인트가 탄생합니다. 

경기도 안양에 본사를 두고 있는 노루페인트는 건축용 제품에서부터 자동차, 공업, 신소재용 등 3만여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노루70년사 참조)

당시 경남일보 지면에 이 광고를 게재한 노루표페인트 가게는 진주시 대안동에서 개업했었습니다. 대한잉크 창업 멤버와의 인연으로 가게를 개업하게 된 강원근씨의 이 가게는 국내 최장수 페인트가게 중 한 곳이라고 하네요. 현재는 장대동으로 옮겨 노루표페인트 가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지원 미디어기자 [경남일보 그 때 그 시절, 그때 그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