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도량(度量)

이수기 (논설고문)

2016-04-26     경남일보
나라든 조직이든 입을 막는 것은 물길을 막는 것보다 심각한 것이 된다. 일단 둑이 터지면 다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입도 이와 같다. 물길을 잡으려면 적절하게 뚫어줘야 하듯 백성이든 조직이든 입은 일단 열어줘야 한다. 그래서 황제가 국정에 임하면서 문무백관에게 정치를 풍자하는 시를 쓰도록 권한다. 여러 의견을 참고해 도움이 되는 말을 찾아 국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그르치는 일을 사전에 막는다.

▶지도자들은 국민이나 당원의 입을 막으면 안 된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것은 이한구 공천위원장이 ‘칼춤’을 출 때 당내 누구도 막지 못한 것이 큰 패인이다. 지도자는 선장에 비유, 올바른 항로로 선원들을 잘 이끌고 가면 승객과 선박을 예정된 항구에 무사히 도착시킬 수 있다. 목표를 잘못 정해 선원들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면 새누리당 같이 참패의 쓴맛을 맞는다.

▶지도자는 태산불양토양(泰山不讓土壤:태산은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고)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하해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는다)의 고사 같이 해야 한다. 리더는 마음이 넓고 생각이 깊어 잘 포용하는 품성인 도량을 크게 가져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도량이 없으면 국가 또는 조직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현명한 지도자는 일방적인 명령과 강요가 아닌 때로는 웃기기도 하는 등 참을성을 갖고 조직원을 설득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도량이 큰 지도자의 주변에는 배신자도 적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