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선비의 ‘목판 인쇄 문화’ 만나보자

개평마을한옥문화축제서 이산책판박물관 인쇄체험행사

2016-05-03     원경복
한옥문화축제가 열리는 함양지곡 개평마을에서 ‘목판’으로 선비문화를 접할 기회가 마련돼 연휴를 맞은 관광객에게 이색체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함양군에 따르면 오는 7일 지곡면 개평마을 일원에서 20여개의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제2회 개평마을한옥문화축제가 열린다.

‘일두 선생 이야기 목판 인쇄 체험’은 이산책판박물관(관장 안준영·함야군 서상면 덕유성로) 주관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두홍보관에서 진행된다.

일두 정여창 선생은 어려서부터 성정이 곧았고, 효성이 지극했으며, 김굉필과 김종직의 문하에서 배운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신이다. 여러 차례 관직에 천거됐으나 자연을 벗 삼으려 고사했고, 1494년 안음현감에 임명됐을 땐 백성을 위한 선정을 펼쳐 오래도록 칭송이 자자했다. 일평생 올곧은 선비로 살던 일두 선생은, 1498년 사초가 발단이 돼 유자광 중심의 훈구파에게 화를 입은 무오사화 때 유배됐다가 1504년 사망했다.

이날 목판인쇄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일두 선생 이야기를 목판으로 제작·전시한 것을 관람하고, 안관장이 제작한 목판화 일두고택소감, 시전지(詩箋紙), 김홍도-서당, 참 좋은 날, 흉배-쌍학 등 5개 선비관련 작품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인쇄해볼 수 있다. 인쇄체험비는 2000원.

안준영 관장은 팔만대장경을 판각·복원하고, 제작과정을 연구하던 목판서화가다. 덕유산에 놀러왔던 그는 덕유산의 품이 아주 마음에 들어 함양군 서상면 덕유산아래에 작업실을 열었고, 2014년 10월 국내 유일의 책판 전문 사립박물관인 ‘이산 책판박물관’을 이곳에 개관했다.

책판박물관에는 국내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고려대장경, 용비어천가 등과 관련된 문화재급 책판(책을 박아내는 판) 약 1000여 점과 함께 고판화, 민화, 시전지, 제작 도구 등이 소장돼 있다.

한편, 이날 개평마을한옥문화체험장에는 일두선생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참관, 조선마술사 이경재의 마술공연, 승마퍼레이드와 승마체험, 딸기따기 체험, 전통농법 손모심기, 짚풀공예 새끼꼬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다.

원경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