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덕스님 “음악회 통해 역사교육의 장 이룰 것”

함양 견불사 주지

2016-05-23     박성민
함양군 휴전면 송전리 굽이굽이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견불사(見佛寺). 부처님이 누워 계신 와불산 정기를 머금은 천연와불성지로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이곳의 주지 보덕스님(59·여)은 20여년 전 정착한 후 함양군의 20개 마을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팥죽 나눔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고령화가 심한 농촌지역의 특성으로 겨울이면 외롭고 영양섭취가 고르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지난 1995년부터 매년 거르지 않고 휴천면 지역 20개 마을의 독거노인에게 팥죽 나눔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는 함양군내 군부대를 찾아 장병들에게까지 팥죽과 전통유과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픈 역사를 가지다보니 처음 이곳에 왔을때는 동네분위기가 경직된 부분이 많았다”며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조금이라도 이웃과 음식을 나누고 불우이웃돕기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봉사활동이 지난 2006년에 바다를 건너 스리랑카와도 인연을 맺어 쓰나미 난민 돕기와 물품지원을 해온 공로로 (사)세계인류평화불교연맹 총재와 스리랑카 국립대학의 학장으로부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보덕스님은 이제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6·25 군경추모음악회’를 통해 한국전쟁의 호국영령들을 위로하고 역사의식을 새롭게 확립하는 계획을 천천히 밟아나가고 있다. 보덕스님은 “처음 지리산으로 올라가 기도를 해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전쟁으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영혼들의 울림이 나에게 말하는 듯 했다”며 “그때부터 천도재를 지내기 시작해 점차 추모음악회로 발전시켜왔다”고 전했다.

이번 추모음악회는 내달 4일 견불사 특설무대에서 ‘숭고한 희생 자유의 씨앗되어’라는 주제로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가 참여해 희생자들을 위한 연주를 펼친다. 한국전쟁 당시 누구보다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몸과 마음을 다해 실천했던 군경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리고 전후 세대들에게 바람직한 역사 교육의 장을 위해 마련됐다.

보덕스님은 “앞으로 이런 추모음악회를 통해서 한국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안타까운 희생의 많았던 이곳 지역을 우리 젊은 세대와 후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역사의 장으로 만들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