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웃긴 놈

2016-06-02     경남일보
 

 

웃긴 놈


무얼 보고 웃는 것일까?


저들 앞엔

나밖에 없는데!

-김석윤(시인)



감정의 반응인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음을 알게 된다. 미소, 실소, 홍소, 폭소, 냉소, 조소 등. 그런 가운데 배꼽을 움켜쥐고 파안대소(破顔大笑)하는 웃긴 놈을 마주하게 되었으니, 덩달아 화자도 미소(微笑)를 짓다가 가가대소(呵呵大笑)한 모양이다.

‘웃음은 마음의 조깅이다’라는 말이 있다. 급격히 웃음을 잃어가는 사회 속에서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 연구결과로 웃을 때(억지로라도) 내는 ‘하하하’ 소리는 엔돌핀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여기서 엔돌핀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최고의 호르몬이라고 밝혀진 바 있다. 그런데 주위에 나밖에 없는 걸 봐서 저 웃음은 앙천대소(仰天大笑)임이 분명하다. 날 더러 웃긴 놈이라며, 어이가 없어 하늘 향해 웃는…./ 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