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뫼의 눈물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6-06-14     경남일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말뫼의 눈물’을 들먹이며 현재의 우리경제를 걱정했다. 구조조정과 산업개혁 없이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어 여야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20대 국회가 그 역할을 해 역사에 남는 업적을 이뤄 달라고 당부했다.

▶2002년 9월 5일 조선강국인 스웨덴의 말뫼라는 지역 코쿰스조선소의 콜리앗크레인이 해체돼 배에 실렸다. 높이 128m, 무게 7560t의 거대한 구조물은 배에 실려 우리나라의 현대조선으로 향했다. 조선강국의 자리를 한국에 넘기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장면을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과 함께 내보냈다. 스웨덴 사람들이 지금도 되새기는 이른바 ‘말뫼의 눈물’이다.

▶현대조선 육상 건조시설에 우뚝 서 있는 골리앗크레인이 그것이다. 코쿰스크레인이 철거된지 14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스웨덴의 ‘말뫼의 눈물’이 아닌 ‘울산의 눈물’을 걱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는 길이 뻔해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조선과 플랜트산업의 중심지인 ‘거제의 눈물’도 걱정된다. 이미 대량 감원은 진행되고 있다. 동부제철에 이어 온산 제2공장의 불도 꺼졌다. 한창 때는 활발히 돌아가던 7만평의 부지는 적치장으로 변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중공업 전반에 불어오는 불황으로 창원시의 기계공업도 흔들려 대통령이 국회 지원을 구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말뫼의 눈물’을 아는지 모르는지.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