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길동이에요/길동이예요

2016-06-07     허훈
◈말숲산책-길동이에요/길동이예요
 
“제 이름은 {길동이에요/길동이예요}.” 어느 게 맞을까. ‘길동이예요’가 바른 표기다. ‘길동이예요’의 문법적 구조는 두 가지로 분석될 수 있다. 첫 번째는 ‘길동+이에요’이고 두 번째는 ‘길동이+이에요’다. 여기서 두 번째가 첫 번째보다 타당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에서는 ‘길동’과 같이 자음으로 끝나는 이름에 조사가 결합되는 경우 접미사 ‘-이’가 함께 결합되는 것이 특징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길동이가, 길동이와, 길동이를, 길동이도 등이다. 따라서 ‘길동이+이에요’로 해야 한다.

‘길동이+이에요’에서 ‘이’의 충돌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축약이 있다. 즉 ‘-이에요’의 ‘이’와 ‘에’가 축약해 ‘-예’가 돼 ‘길동이예요’로 표기한다. ‘길동이였다’도 마찬가지다. 이는 ‘길동이+이었다’로 분석할 수 있다. ‘이’와 ‘었’이 축약해 ‘-였’이 돼 ‘길동이였다’로 표기한다. 한글 맞춤법 제36항 규정을 보면 ‘ㅣ’ 뒤에 ‘-어’가 와서 ‘ㅕ’로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고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길동이였다’가 맞고 ‘길동이었다’는 틀린 표기가 된다.

‘-이에요’의 예를 더 들어본다. ‘얼마예요’는 명사 ‘얼마’에 ‘이에요’가 결합된 형태인 ‘얼마이에요’가 줄어든 것으로 틀린 표기가 아니다. 참고로 표준어 규정 제1부 26항에서 복수 표준어로 삼은 ‘-이에요’와 ‘-이어요’는 ‘이다’의 어간 뒤에 ‘-에요’, ‘-어요’가 붙은 말이다. ‘-이에요’와 ‘-이어요’는 체언 뒤에 붙는데 받침이 없는 체언에 붙을 때는 ‘-예요’, ‘-여요’로 줄어들기도 한다. ‘지우개이에요’, ‘지우개이어요’는 ‘지우개예요’, ‘지우개여요’로 줄어든다. 하지만 ‘연필’ 뒤에 붙은 ‘연필이에요’, ‘연필이어요’는 줄어들지 않는다.

/허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