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통경찰이 앓는 ‘이오병’을 아십니까

오덕관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1970-01-01     경남일보
진주지역 교통사망사고는 2014년 51명, 2015년 34명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는 전년대비 17명(33.3%)이 감소했지만 ‘도내 교통사망사고 최다도시’라는 오명을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를 기준으로 미뤄 볼 때 진주시는 10~15일 간격으로 한 명씩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인대학의 교통사고 예방 특강을 위해 나서던 중 ‘이오이오’소리를 내는 구급차가 지나간다. 그 소리에 갑자기 심장이 뛰며 예민해진다. 직업병이라고 할까. 어디서 무슨 사고가 난 것인지 잠시 심경이 복잡해진다. 밤 11시 이후 휴대폰의 ‘카톡’소리 또한 ‘이오’소리만큼이나 신경 쓰인다. 늦은 밤 ‘카톡’ 소리를 무음으로 해놓고 잠이 든 후 새벽을 맞는다. 아침 일찍 기상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천천히 카톡을 열어 보면서 큰 사고 없이 지나간 밤, 진주시민이 잘 지켜주신 교통법규에 감사할 따름이다.

조금 있으면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만큼 진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질문해 본다. 진주성 촉석루의 아름다움을 백세시대까지 구경하기 위해 나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띠는 매었는가요. 촉석루 주변 비둘기는 살이 쪄서 차보다 느리게 움직이는데 과속은 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음주운전은 가족의 눈물인 것을 아시나요. 오토바이 인도보행금지 및 안전모는 쓰셨는가요. 진주성 앞 도로에서 무단횡단은 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오늘도 ‘이오병’에 시달리는 경찰관을 위해서 ‘착한운전 안전보행’을 나부터 지금부터 꼭 실천하길 바란다.
 
오덕관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