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김해신공항 후속대책 정부에 건의

활주로 연장·교통망 확충 등…경제공항 만들어야

2016-06-29     이홍구
경남도는 정부의 ‘김해 신공항’ 결정에 따른 활주로 연장과 교통망 확충 등 후속대책을 29일 정부에 건의했다.

김해 신공항이 대구·경북·울산·경남이 선호하던 신공항 입지 밀양과 25㎞ 정도의 거리에 불과하므로 김해 신공항을 제대로 된 국제 관문공항으로 만들고, 접근성만 강화하면 밀양신공항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이에 김해신공항을 인천 국제공항에 버금가는 제2의 국제 관문공항, 국가 비상사태 시 역할을 감당할 안보공항, 1900만 남부권 주민의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공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해신공항 활주로 연장

도는 김해 신공항 활주로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200m에서 3800m 이상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국토교통부, 청와대, 국무총리실 등에 건의했다.

활주로 3200m로는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국제노선 취항과 대형 여객기나 대형 화물 항공기 안전한 이착륙이 어려우므로 3800m 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경남도의 주장이다. 제 2국제 관문공항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활주로 길이가 3,800m 이상이 되어야 하고, 첨단제품의 항공수출입과 첨단기업 유치가 가능하다는 것.

인천 국제공항은 3750m 활주로 2본과 4000m 활주로 1본을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 2곳·철도 2곳 등 광역 교통망 확충

도는 대구·경북과 울산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1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광역 고속도로 2곳과 광역 철도 2곳을 건설하는 계획도 건의했다.

기존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활용하고 김해 생림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19㎞를 신설해 대구-밀양-김해 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고속도로 건설을 제시했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대구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49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밀양나노국가산단에서는 28분이 소요되어, 기존 구간보다 25분 단축된다. 상습정체가 일어나고 있는 대동 JC의 교통량 분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구·부산 고속도로 남밀양IC와 남해고속도로 진례JC를 연결하는 25㎞ 구간의 신항고속도로 건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구간이 신설되면 진례JC에서 현재 건설 중인 신항 제2 배후 고속도로와 연결돼 부산항 신항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도는이같은 2곳의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첨단산업물류 등 경박단소형(輕薄短小型) 제품은 김해신공항에서, 기계 등 중후장대형(重厚長大型) 물류는 신항에서 처리가 가능한 물류 시스템이 구축된다고 밝혔다.

대구-밀양-김해 신공항을 연결하는 KTX 건설과 울산~삼랑진 일반철도 건설계획도 언급했다.

KTX는 동대구역에서 삼랑진역까지 기존 노선을 고속철도로 선형 개량하고 삼랑진역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24㎞를 신설한다. 이러면 동대구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33분 만에 도착 가능하다. 도는 이 노선이 건설되면 대구·경북 등 영남권의 84%가 1시간 이내에 신공항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울산~삼랑진 32㎞는 일반철도로 건설하면 울산~삼랑진~김해신공항이 철도로 연결되어 울산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29분 만에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 도내 교통망 확충

도는 도로 확장이나 진행하고 있던 사업의 조기완공 등을 통해 새로 건설되는 교통망과의 연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남해고속도로 산인 JC~창원 JC 구간 16㎞를 기존 4차로에서 8차로로, 하동~사천 구간 31㎞를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한다. 광주·전남과 서부경남, 항공국가산단에서 신공항과 신항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대동맥을 구축한다는 것.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 JC~현풍 JC 구간 48㎞를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고, 함양~울산 고속도로 조기 완공,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도 필요하다고 도는 덧붙였다.

경남도는 이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이날 청와대와 국무총리실,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하병필 도 기획조정실장은 “밀양 신공항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는 김해 신공항을 국제 관문공항으로 건설하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며 “김해 신공항 활주로를 연장하고 접근 교통망을 개선하면 우리가 바라던 신공항, 대구·경북과 울산에서 바라던 신공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홍 지사 후속대책 발빠른 행보

홍준표 지사는 김해 신공항 발표 이틀만인 지난 23일 밀양을 방문해 밀양 신공항 예정지였던 하남읍 일대 지방도 확장·포장에 도비 6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27일에는 밀양을 본사로 하는 저비용항공사 설립계획을 발표하는 등 밀양 신공항 무산에 따른 후속대책을 잇따라 제시한데 이어 이날 김해신공항 활주로 연장과 대구·경북, 울산과의 접근성 강화 대책을 내 놓았다.

경남도는 “정부가 홍 지사의 건의를 수용하면, 김해신공항이 국제 관문공항이 되고 영남권 신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며 “김해신공항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을 설득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